삼백 서른번째 이야기) 골방의 어거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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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수 집사 댓글 0건 조회Hit 1,798회 작성일Date 15-10-11 13:19본문
골방의 어거스틴
화가 이성수 집사입니다. 지난 주, 개인전에 성도 여러분들께서 많이 방문해주시고, 지지해주셔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전시는 기호를 이용한 표현이 핵심이었습니다.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다가 영적인 세계를 표현하는 한계를 조금 더 넓히기 위해 추상화에 도전해보게 된 것입니다.
사실, 영적 세계는 형태가 없는 추상에 더 가깝기 때문에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영적 상황들을 표현할 수 있어서 작업하는 동안에도 스스로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그 중에 아래 작품은 어거스틴의 기도하는 골방을 표현해본 작품입니다. 스스로 비난하기도 하고 직면하기도 하며, 성찰하기도 하는 생각의 방향성을 표현한 것이지요.
성도 여러분도 느끼셨겠지만 홀로 골방에 앉아 기도할 때 바깥에선 모르겠지만 치열한 내적, 영적 전쟁이 일어나죠. 어두운 골방의 그 치열함을 표현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음은 그 그림에 대해 써본 저의 작가노트입니다. 어거스틴의 입장에 대입하여 써보았습니다. 함께 그 치열하고 고상한 영적 상황을 경험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골방의 어거스틴 100P oil on canvas 2015
현명해지는 길이 나의 사명이고, 지혜를 더하는 것이 나의 면죄부라는 생각이 내 지향점에 꼭 맞는 표현은 아닐지라도 나는 나자신을 더 잘 알아갈 때 느껴지는 신의 서광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홀로 골방에 있습니다. 이 곳에서 나는 나의 과거를 보고, 나의 더러운 욕망과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생존에 대한 치열한 투쟁을 직면하였습니다.
이 치열함 속에 나는 내가 신을 생각할수록 오히려 나자신을 더 알게 되고, 나 자신에게서 멀어질수록 되려 세상을 더 갖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오늘도 저물어가고 혼자만의 하루를 수집합니다. 거룩했던 나만의 하루와 내가 가진 최소한의 세상 가운데 마음엔 영원함을 채웠습니다.
- 이성수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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