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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백 이십 두번째 이야기 ) 입추, 말복, 그리고 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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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안종빈 댓글 0건 조회Hit 1,389회 작성일Date 13-08-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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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추, 말복 그리고 처서

    안종빈

    올여름에는 열대야가 참 기승을 부렸는데, 며칠 사이에 시원한 저녁바람이 불어주는 덕에 더위에 약한 저도 숙면을 취했습니다. 뉴스를 보니 엊그제가 ‘더위가 그치고 모기의 입이 비뚤어 진다’는 처서라고 하더군요. 제가 고등학생 때에 절기에 대한 의아함이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절기가운데 ‘가을이 시작하는’ 입추와 ‘엎어질 정도로 무더운’ 말복의 순서가 바뀐 것이 아닌가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여름이 끝나야 가을이 오는 것일텐데 어떻게 입추가 말복이나 처서보다 먼저 오는 것일까 그 때의 저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을의 시작과 여름의 끝이 오버랩되는 시기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올해도 입추가 지나고 10일이 넘은 요 며칠까지 무더위가 계속되어 힘들어 했지요. 이러한 절기와 날씨를 보며 하나님 앞에서의 제 모습도 엿보게 됩니다. 저의 감정과 생각으로는 내 안의 온전하지 못한 것들과 버려야 할 것들이 다 마무리 된 후에 하나님 앞에 온전히 나아가고 친밀한 관계가 시작할 거라 여기곤 합니다. 날씨는 한여름이 분명한데 가을이 시작하는 것과 같이, 내가 인식하는 것을 뛰어넘어 하나님이 관계를 시작하셨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로마교회에 쓰는 편지를 통해 사도 바울은 내가 죄를 해결하고 죄인의 옷을 벗어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가 죄인인 나를 위해 죽으심으로 그 사랑을 확증하셨다고 전합니다.

    그런데, 가을의 시작 후에 오는 말복처럼, 내 안에서 새로운 계절을 거부하며 발악을 하려는 마음이 있음을 봅니다. 이미 십자가에 못박힌 자아가 꿈틀대며 ‘아직 죽지 않았어!’라고 부르짖습니다. 그 때에 죄된 자아를 보며 간절함과 애통함으로 예수님께 나아가기 보다 하나님이 과연 내 안에 살아계시고 역사하는 것이 맞는지 의심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여름은 가고 가을은 옵니다. 이 불변의 진리처럼,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이 내 안에서 그리고 온 우주에 이르기까지 이루어질 것을 성경은 확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에게는 하나님만이 온전한 주인이 될 것입니다. 모기의 입이 비뚤어지고 더위가 힘을 잃는 처서처럼, 곧 내 안의 욕심 그리고 날 속이는 사탄의 입이 비뚤어지고 하나님의 왕이 되심이 완연해 질 그 계절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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