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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백 열네번째 이야기) 은혜의 폭포수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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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주병 댓글 0건 조회Hit 1,442회 작성일Date 11-07-11 19:29

    본문

    은혜의 폭포수 일까요?

     

    우리 기독교인들은 은혜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사전에 보면 은혜란 『고맙게 베풀어 주는 신세나 혜택』이라고 나옵니다.

     

    제가 10 여 년 전에 아내를 따라 교회에 갔을 때, 기독교 용어를 잘 모를 때의 일입니다. 새로운 교회를 갔으니, 성도들과 친해지자고 생각하여 예배가 끝난 후, 성가대 앞에 가서 “오늘 노래 정말 좋았습니다.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라는 말을 하고 있자니, 제 아내가 저를 조용히 불러서는, 교회에서는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찬양이 참 은혜로웠습니다.’ 또는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후로 교회에 다니면서 살펴보니 은혜란 말은 안 쓰이는 데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은혜로웠습니다. ‘은혜 받으세요.’, ‘은혜 받았습니다.’ 교회에서는 은혜라는 말은 어떤 상황에서나 잘 어울리는 말 같았습니다.

     

    그러나 3주전 담임목사님께서 은혜란 “죄인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값없이 베푸는 사랑” 즉 “업을 깨뜨리는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하셨습니다. 업이란 과거의 잘못을 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껏 제가 “은혜 받으세요.”라고 한 것은 ‘당신은 죄인이고 사랑 받을 자격도 없는 사람인데, 당신에게 사랑을 베푸니 받으시오’라고 한 것이라고 생각되어지니, 은혜란 말을 다른 사람에게 쓰기가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이렇게 은혜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을 때, 다애헌(多愛軒) 상량예배를 드리러 목사님과 추진위원 네 분과 함께 공사현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여 찬송가 379장 ‘주의 말씀 듣고서’ 라는 찬송으로 상량예배를 시작 하였습니다. 찬송 중 ‘비가오고 물 나며’라는 구절을 부를 때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잠시 내리다가 그칠 줄 알았는데 빗줄기가 점점 굵어져, 상량할 지붕에 천막을 덮어놓고 예배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예배 중에 목사님께서 “은혜를 폭포수처럼 내려 주십시오.”라고 말씀하실 때, 고였던 빗물의 무게에 의해 지붕의 천막이 찢어지며 폭포수 같은 물이 제 머리위로 떨어졌습니다. 흠뻑 젖어 난감해 하는데, 목사님과 다른 추진위원들은 제가 은혜의 폭포수를 맞았다고 위로를 하셨습니다. 저에게는 그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왜 하필 나일까?’, ‘내가 가장 세상스러운 사람이라 자격이 없으니까, 나에게 은혜 베푸시는 걸까?, 아니면 업에 따라 물벼락을 내리신 걸까?’은혜 받았다고 마냥 기뻐할 수 없어서 귀경길에 목사님께 다시 은혜의 뜻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목사님께서 제 마음을 아셨는지 “사랑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는 것도 은혜다”라고 하셨습니다. 과연 내가 맞은 것이 은혜의 폭포수일까요? 아니면 물벼락일까요?

     

    - 김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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