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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백 예순 한번째 이야기) 코피노 아이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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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이진희 댓글 0건 조회Hit 1,305회 작성일Date 12-07-1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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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피노 아이들과 함께...

     

    코피노(Kopino)는 한국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를 필리핀에서 이르는 말로, 코리안(Korean)과 필리피노(Filipino)의 합성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얼마 전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필리핀에서 사역하시는 장상운선교사님으로부터 코피노와 함께 한국에 들어가는데 전체 일정 가운데 5월 11일(금)~13일(주일) 사흘간 코피노 아이들이 한국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저희 교회로 왔습니다. 말로만 듣던 코피노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그 아이들을 만나기 전에 인터넷과 방송매체를 통해 보고 들은 ‘코피노’ 이야기들은 대부분 부정적이고 불행한 삶을 사는 아이들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게 했기에 이번에 만나게 될 아이들도 한없이 불행하고 아버지에게 버림받아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는 불쌍한 아이들인 줄 만 알고, 어떻게 잘 해 주어야 할지 많이 걱정하며,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만난 아이들은 ‘코피노’였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가정환경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물론 9명 중에는 복잡한 가정환경으로 정체성의 혼란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3일간 아이들과 선교사님 내외분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이야기도 듣게 되었고,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한국도 다문화 사회로 가는 과정에 있기에 많은 관심과 제도적인 장치들이 마련되고는 있음에도 아직 사회적 편견과 멸시가 별반 나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인데, 필리핀 현지에서 혼혈아로 살아간다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관심 받지 못하고 사랑 받지 못한 아이들... 거기에 한국인의 피를 받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참 똑똑함에도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여 거리에 방치되다 시피해서, 성인이 되어도 정상적인 직업을 가질 수 없다고 합니다. 또한 분명 한국인임에도 아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지도 않고 관심 자체도 없다고 합니다. 한국에 대해 자신을 버린 나라로 받아들인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피노 엄마들은 마음속에 응어리져 있던 모든 것들을 풀어내고 싶은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다가 교회에서 한국 선교사님들과의 만남을 통해 사랑과 돌봄을 받으면서 마음의 고통과 삶의 어려움을 풀어내고 싶어서 더욱 선교사님들을 의지한다고 합니다. 그 동안 엄마들의 마음 한편에 쌓여있던 한국인에 대한, 아이 아빠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바로 교회라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교회의 사명과 역할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비난과 비판을 당하는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이런 일들을 소리 없이 감당하고 있는 곳이 ‘교회’임을 새삼 다애교회와 다애다문화학교를 통해 절실히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교회와 학교를 통해 점점 더 확장되어가는 것을 꿈꾸며 기도해 봅니다.

     

    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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